**어느 노부부의 초상**


한 때 여느 영화배우 못지않게
매력적인 수려한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분의 눈에서 건져 올린 물건들은
무엇이건 아름다운 
드레스를 걸치고 나올 만큼
탁월한 장인기도 합니다.


재주와 꿈과 생각이 
남다르게 남다르게
긴 역사와 사연을 안고 있는 
꿈쟁이이기도합니다.


그 꿈은 지금도 식을 줄 모르는 
활화산 되어
나이도 잊고 여전히 펄펄 
타오를 것만 같습니다


번득이는 예지력과 
강렬하게 추진해 내는
힘에 하늘의 복이 있기를...


외양이 수더분한 황소같은 
순박함과 우직함을 몸으로 타고난
한 여자가 있습니다.


한 사람을 향한 순일한 마음이
세월의 바람 속에
자주 거세당하며
아름다움을 모로 세워야 할
모순 속에서도 생명을 살려내려는
눈물짓는 모성의 단단함으로
뿌리내린 그녀,


그녀는
아름다움의 아름다움이요
그 숨어진 언어의 향내는
백발의 인생 안에서 절로 절로
온 사방에 진동합니다.


어느날 
그 노부부의 딸애가 가서 하는 말,

“아버지는, 엄마를 만나서 천행이고
엄마는 아버지 같은 사람을 만나서 행운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