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빵은 뭐니뭐니 해도 따끈할 때 먹어야 제격이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끈한 찐빵을 호호 불어가며 먹는 맛은 무엇에 비할 바 아니다. 그리하여 한겨울 허기를 달래주는 최고의 주전부리로 꼽히는 찐빵이 요즘 사계절 인기메뉴로 떠올랐다. 강원 횡성군 안흥면의 ‘안흥찐빵’ 덕분이다.

　안흥은 예로부터 대관령 옛길을 오가는 사람들이 반드시 거쳐야 할 교통요지였다.

　“먹을 것이 흔치 않던 시절엔 찐빵만큼 요긴한 간식이 없었어요. 그만큼 많은 집에서 만들어 먹던 게 찐빵이죠. 우리 마을에서도 30여년 전부터 한두집에서 찐빵을 만들어 팔았는데, 그것이 사람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명성을 얻게 됐죠.” 안흥찐빵 제조업자들의 모임인 안흥찐빵마을협의회장의 말이다.

　지난 1998년부터 안흥면사무소를 중심으로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한 찐빵 가게가 지금은 10여개 업소가 들어서며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안흥찐빵이 지금처럼 ‘찐빵의 대명사’로 불리게 된 데는 찐빵마을 사람들의 남다른 노력이 숨어 있다.

일단 옛 맛을 지키고자 하는 열정이 뜨겁다. 팥은 물론 호박과 검정쌀 등 모든 재료를 인근 지역에서 나는 국산만 사용한다. 70여명이 넘는 안흥농협 조합원들과의 계약재배를 통해 엄격하게 선별한 재료만을 사용해 신뢰를 높이고 있는 것. 여기에 빵을 만드는 모든 과정에 재래식 방법을 고집한다. 옛 맛을 오롯이 지키기 위해 반죽을 치대서 동그랗게 빚은 다음 가마솥에 얹어 쪄내기까지 반나절이 넘는 시간 동안을 수작업에 의지하는 것.

　이런 정성으로 만들어진 안흥찐빵은 쫄깃한 식감에 통팥의 달콤함이 어우러져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 옛 맛을 잊지 못해 ‘안흥찐빵’만을 찾는 고객이 줄을 잇는 것도 이런 이유다.

특히 영양은 물론 맛까지 고루 갖춘 이들 찐빵은 택배나 농협 인터넷쇼핑몰 등을 통해 전국으로 팔려나가며 고용창출 등 ‘지역경제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연간 매출액 70여억원을 훌쩍 넘기며 지역민들 사이에 ‘찐빵이 안흥 사람을 먹여 살린다’는 우스갯소리가 들릴 정도다.

　하지만 고민도 없지 않다. 안흥찐빵이 유명세를 타며 이를 도용한 제품이 범람하고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따라서 안흥찐빵마을협의회는 가짜나 유사상품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지난해 4월 ‘안흥찐빵’에 대한 지리적표시제 단체표장 등록을 받아놓았다. 안흥찐빵 로고에 지리적표시제 단체표장이 함께 붙은 박스를 사용해야 ‘진짜 안흥찐빵’이라는 게 회원들의 귀띔이다.

　안흥찐빵축제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남홍순 안흥농협 조합장은 “그간 중국산 찐빵 등 가짜 찐빵이 버젓이 안흥찐빵 상표를 달고 판매돼 지역경제에 큰 타격을 입은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최근 지리적표시제 단체표장 등록을 시작으로 안흥찐빵의 맛을 지키려는 주민들의 노력이 더해지며 안흥찐빵은 이제 우리나라 최고의 찐빵으로 거듭나기 위한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한편 안흥찐빵을 직접 만들어보고, 맛볼 수 있는 축제가 마련된다. ‘제8회 안흥찐빵축제’가 오는 10월1~3일 안흥면사무소 인근 찐빵마을 광장에서 성대하게 개최된다.

남홍순 조합장은 “이번 축제에는 안흥찐빵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행사를 비롯해 안흥찐빵 시식회, 섶다리 밟기, 뗏목타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마련돼 있다”며 “이번 축제야 말로 구수하고 담백한 안흥찐빵을 제대로 맛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033-342-4093.

횡성=백연선 기자

 

출처 :      2011년 08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