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찬바람 부는 겨울이 되면　 생각나는 것이 있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찐빵인데요, 찐빵하면 또 강원도 안흥찐빵이죠.

그만큼 명성이 자자한데, 그런데 다툼이 벌어졌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알아볼까요.

＜리포트＞

지난 70년대, 강원도를 오가는 버스의 중간 경유지였던 안흥마을.

잠시 쉬어가는 동안 주민들은 찐빵을 만들어 팔았습니다.

<인터뷰> 임재천 (00찐빵 가게 직원):“밀가루에다가 붓는 물을 막걸리를 넣고, 아랫목에 파묻어놨다가 만들어서 했어요.”

그렇게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찐빵 맛. 40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 인기인데요.

<인터뷰> 조충미 (서울시 강서구):“여행가는 길에 일부러 들러서 (안흥찐빵) 사가는 거예요.”

그런데 오순도순 찐빵을 만들던 이 마을에서 다툼이 벌어졌습니다.

일부 업소가 기계를 들여놓은 겁니다.

<인터뷰> 김재길 (회장/손찐빵 업주) :"기계업소들은 안흥에서 나가는 찐빵이다라고 해서 저희들 손찐빵에 편승해서 팔고 있기 때문에..."　

손찐빵 업소는 찝찐빵마을 협의회를 만드는 과정에서 기계 찐빵 업소를 제외시켜 버렸는데요.

<인터뷰> 박중신(기계찐빵업주):"이렇게 성형기계로 만들었다고 해서 (기계찐빵업체를) 빼잖아요? 빼면 취하사유가 되요."

손찐빵 업주들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자고로 손으로 빚어야 진정한 '안흥찐빵'이라는 거죠.

<인터뷰> 이경숙(손찐빵 업주):“안흥찐빵이라고 하면 손맛이거든요? 어머니의 손맛. 그러니까 기계로 하는 건 시중에서도 얼마든지 사먹을 수 있는 그런 찐빵이잖아요.”

기계 찐빵이 나오면서 손찐빵 업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인터뷰> 정연택(손찐빵 업주):“옛날부터 손으로 만들어서 내려오는 찐빵을,기계로 만든다는 그 이미지가 아마 우리들까지 (영향이) 올까봐 그게 두렵죠.”

기계찐빵 업주들도 할 말은 있습니다. 전통방식을 논할 거라면 전 과정을 옛날 방식대로 하라는 겁니다.

<인터뷰> 박중신(기계찐빵 업주):“(전통방식대로)　방에다 일부분 놓고, 반죽도 이불 덮어놓고 부글부글 끓게 하고, 모든 공정을 수작업으로 들어가야지.”

오히려 수출까지 되는 시대인만큼 위생적인 생산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인터뷰> 박중신 (기계찐빵 업주):“위생적인 설비를 하라 이거에요. 이제 제조업을.　그 전같이 주먹구구식으로는 이제 안 된다는 거죠.”

싸움은 찐빵 속 '팥소'로 까지 번졌습니다.기계찐빵 업소가 중국산 팥소를 사용해,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김재길 (회장/손찐빵 업주):“'안흥찐빵'도 수입 팥을 쓴다’이렇게 보도가 됨으로써,　저희들 (손찐빵 업소들) 매출액이 약 2, 30%가 줄었습니다.”

<인터뷰> 박중신(기계찐빵 업주):“지금 우리가 수입산 안 먹는 게 뭐 있어요. 소비자가 판단해서 하는 거지...”

결국 지난 10월엔 찐빵축제까지 취소됐는데요. 넉넉한 인심이 배어있던 안흥찐빵의 명성이 다툼으로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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