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빵과 팥소 세계에서 쌀과 함께 가장 중요한 식품 중의 하나가 밀이다. 인류 문화는 밀과 함께 발달했다고 할 정도로 구미 각국을 비롯 여러 나라에서 주식과 여러 가지 음식 재료로 애용되고 있다. 밀의 원산지는 서아시아 지방인데 기독교가 유럽을 전파되면서 재배 지역이 세계적으로 확대되었다. 밀가루 100g 당 약 350kcal의 열량을 낸다(쌀은 100g 당 330kcal이다). 단백질은 쌀의 거의 2배에 해당하는 12% 정도를 갖는다. 밀가루는 반죽하면 끈기 있게 결합하는 글루텐을 가지고 있다. 이 글루텐은 다른 곡류에는 없는데 이 물질 때문에 반죽이 잘되고 다른 곡류와 다른 성질을 갖는다. 글루텐 형성을 하는 단백질이 많은 강력분은 제빵용으로 이용하고 중력분은 국수류로, 그리고 박력분은 과자·만두·카스테라·튀김이나 전유어 등에 이용된다. 빵은 서양에서는 굽는 형식이, 중국에서는 쪄서 만든 찐빵이 발전되었다. 찐빵이나 구워 만든 빵은 모두 효모에 의해 발효가 된 반죽을 이용하는 점은 같다. 찐빵 발효에는 막걸리와 같은 알코올 농도가 낮은 양조주를 섞어 반죽을 해서 발효시키는 방법을 썼던 것이다. 지금은 효모 즉 이스트 생산이 쉽게 되므로 이스트를 넣어서 반죽을 하면 쉽게 부풀게 되어 있다. 그러나 지금도 가정에서 찐빵 만들 때 막걸리를 써도 잘 만들 수 있다. 반죽을 치대어 귓볼과 같은 촉감이 되면 발효가 잘된 것으로 본다. 이렇게 반죽이 된 것을 가지고 찐빵을 만들 때는 안에 팥소를 넣어서 둥글게 모양을 마무리해서 찌는 것이다. 밀가루에는 당질로 전분질이 74% 가량 들어가 있는데 당질의 소화와 분해를 하는데 필요한 것이 비타민 B1이다. 찐빵이나 찹쌀떡에 팥소를 넣거나 시루떡에 팥을 두는 이유가 바로 이 점에 있는 것이다. 찐빵과 팥소의 궁합이 잘 맞는다는 것을 이런 면에서 찾을 수 있다. 팥에는 비타민 A와 B2, 나이아신, 칼슘, 인, 철, 식이성 섬유 등을 많이 가지고 있어 전체적인 영양균형을 맞추는 데도 한몫을 하게 된다. 비타민 B1은 각기 뿐 아니라 피로회복에도 효과가 있다. 비타민 B1이 당질을 에너지로 바꾸는 작용을 하는데 당질이 근육 속에서 피로를 일으키는 유산 생성을 방지하기 때문이다. 이 성질은 근육통이나 어깨 결림, 나른함, 봄이나 여름을 타는 데에도 높은 효과가 있다. 팥은 다른 콩류와 달리 물에 담가 부릴 필요가 없다. 흡수성이 높기 때문에 물에 담그면 껍질이 터지고 팥이 갈라진다. 물에 씻은 다음 팥이 잠길 만큼 물을 부어 삶기 시작하여 끓어오르면 찬물을 반쯤 붓는다. 이렇게 하면 고르게 가열되어 속까지 천천히 열이 통하기 때문에 껍질이 터지거나 팥이 갈라지지 않고 깨끗이 삶아진다. 다시 끓어오르면 불을 끄고 거품을 떠내는데 이때 삶은 물이 흘러나오지 않도록 주의한다. 그런 다음 물을 부어 약한 불에 삶아 내서 가공 조리를 하면 된다.